서울시 SH공사가 송파구 문정동에 지어 분양 중인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의 계약률이 급증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40%에 불과했던 상가 계약률이 현재 70%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그랜드 오픈을 몇 차례 연장할 정도로 계약률이 부진했던 가든파이브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분양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뉴코아 아울렛 · 이마트 등 대형 업체들의 입점이 확정되면서부터다. 대형 업체들이 전체 면적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점포(키 테넌트)'로 자리잡으면서 다른 점포들도 속속 입주하기 시작했다. SH공사가 밝힌 계약률은 70%다. 뉴코아 아울렛이 입점하는 라이프관의 경우 계약률이 74%에 달한다.

가든파이브는 올 초까지만해도 텅텅 비어 있었다. 손담비 · 현빈 등 유명 탤런트들을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으로 광고를 벌였지만 청계천 상인들의 이주 거부로 분양률이 40%를 넘지 못했다. 고연수 가든파이브 활성화기획단장은 "대형 점포 유치를 성사시킨 이후 한 고비를 넘어선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 점포 유치로 가든파이브의 미계약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을 짜낸 주인공은 활성화기획단에 영입된 외부 전문가들이다. 1조3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던 SH공사는 지난해 9월 고심 끝에 활성화기획단을 신설,고 단장을 포함한 3명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긴급 수혈했다.

고 단장은 대기업 출신의 상가 분양 전문가다. 그는 SH공사가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낱개 점포로 분양해서는 계약률을 높이기 힘들다고 판단,유동 인구를 많이 유발할 수 있는 핵심 점포를 찾는 데 주력했다. 고 단장은 대형 아울렛을 타깃으로 삼아 입점을 제안했다. 이랜드 리테일 그룹 등이 관심을 보였다. 미리 분양을 받았던 청계천 상인들을 다른 층으로 옮겨가도록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입점을 성사시켰다.

그동안 개장을 4차례나 연기했던 가든파이브는 드디어 5월 중 그랜드 오픈한다. 현재 가든파이브는 SH공사 직원은 물론 입점 상인까지 개장을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관련업계는 가든파이브의 변신에 주목하고 있다. 오피스빌딩 및 상가컨설팅 업체인 세빌스코리아의 홍지은 부장은 "상가 분양에선 유동인구를 유발하는 핵심 점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충실히 활용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